Diary2009/06/28 22:42
우리 동네 월미도 식당에는 까칠한 할매가 장사를 한다.
거기는 메뉴도 가격도 없다.
그냥 자리에 앉으면 밥이랑 국이랑 반찬을 주고, 밦값은 4,000원이다.
물론 매일 국과 반찬이 바뀐다.

그 주인 할매가 들어오는 손님에게 먼저 건네는 말은
"혼자왔나?"
그렇다고 대답하면,
"혼자오면 안파는데"
라는 말이 되돌아 온다.
밥과 국을 내오면서, "많이 묵어라"고 하신다.
처음에는 살짝 기분나빴는데, 몇 번가닌깐 이게 레파토리다.
그리고 손님이 아무리 늙었든 반말이다. 심지어 오십줄에 들어선 사람에게까지..-,.-
신기한 것은 그 오십줄의 아저씨는 할매가 반말하는 것을 엄청 좋아하신다. 자기를 젊게 봐서 그렇다나ㅋ

매일 뭐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이 식당은 아무 생각없이 가서 횡재할 수 있는 곳이다.
어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운김이랑 오징어젓갈이 나와 밥을 도둑같이 먹었다.
오늘은 3시쯤 갔다가 "지금까지 자다가 왔제"라며 쿠사리를 먹고나서는 조기구이에 시랏국이 나와 국에 밥말아 뚝딱했다.

김밥나라, 생생돈까스 뭐 많은 체인점보다, 진주 이곳에서 너무 먼 월미도, 월미도 식당이 내 favorite이다.
아까 김 굽고 계시던데, 내일도 깨소름 뿌린 구운 김이 나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더미
Diary2009/06/28 22:33
나, 공부해야되는데 <<트리플>>에 꽂혔어.
처음보고 커피 프린스랑 너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윤정 PD꺼네. ㅋ

맹목적인 성공신화도 없는 것도 그렇고, 따지고보면 도발적이고 찝찝한 러브라인도 그렇고,
가식없는 캐릭터도 그렇고, 술술 나오는 대사들의 알싸한 메세지도 그렇고.

순수하고 풋풋하지 않은 드라마인데 왜 이렇고 보고나면 알알하면서 쏴하냐!
매주 수, 목요일이 기다려진다!
Posted by 더미
Diary2009/06/24 23:13
한 달 전 풋살하다가 발목 삐끗하고, 어제는바닥에 있는 전화선에 걸려 넘어져서 손목 삐끗하고.
아놔, 왜 이렇게 찌질한거야. 학생들도 있는데.
Posted by 더미
TAG 찌질
Diary2009/06/22 23:39

어제는 하지였고, 그러닌깐 날이 제일로 긴 날이다. 오늘부터는 아마도 조금씩 낮이 짧아질 것이고 그렇게 낮시간이 줄어 밤이 제일 긴 날이 오면 아마도 나는 이곳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제대, 이제 보인다. 6개월 남았다. 언젠가 아부지는 남자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군대, 직장, 결혼라고 하셨는데, 한참을 늦었지만 이제야 하나를 처리하게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러한 아부지는 지난 주 토요일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날을 맞이하셨다. 30여년을 다닌 직장을 정년퇴임하시고 이제 프리랜서(나는 실업자, 백수 등등의  단어보다 이렇게 이름 붙이고 싶다.)로의 삶을 사신다. 아부지의 부탁이라 부대 행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복을 입고 퇴임식에 참석했는데, 아부지 표정이 그렇게 밝아보이지 않았다. 아마 내가 대학원을 떠나며 군대에 올 때의 기분, 그것이었을까? 불안하면서도 시원섭섭하고, 그렇게 나간 자리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나 평가에 민감해지기도하고. 감동적인 퇴임사를 기대하였지만, 얼릉 대충 마쳐버린 아버지는 어머니를 한평생 앉았던 책상에 앉히시고 사진을 찍은 후 서둘러 학교를 빠져나오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한 숨 주무셨다.
토요일에 진주로 돌아올까하다가 애써 하루 더 묵었는데, 진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생각이 들었다. 장남이라는 상징적인 기표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왠지모를 책임감이 느껴진다. 이제는 비로서 내가 부모님을 챙겨드려야하는 때가 온 것 같다는 느낌. 그것이 맹목적인 의무가 아니라 자연스럽고도 존중을 보이는 태도를 보여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오늘 아부지 뭐하시냐고 뜬금없는 전화를 드렸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요즘 안정적인 삶이 참으로 동경된다. 무슨 부귀영화를 위해 이렇게 아둥바둥사는지도 모르겠다. 불안하게 제대준비를 하며, 밤이 길어지는 것이 두렵다. 직장, 결혼, 공부. 참으로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생각은 많다. 애잇, 로또나 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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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미
More than diary2009/06/20 22:05

탈식민주의적 영어담론이 정당한 문제제기임에도 불구하고 실천적으로는 무기력하다는 한 글("영어공용화 목청 속 탈식민주의 시각도: 영어교육 둘러싼 담론들")을 보고 몇 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진보의 담론은 늘 이런 지적을 받아왔지만, 영어교육의 담론에 있어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은 사실 뼈아프다. 진보의 영어교육론을 어떻게 구체화 시킬까 고민하다가 최근 영미문화연구회의 토론회 발제문을 보고 몇 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그 발제문에서 공통된 견해는 영어교육에 대한 사회적 가중치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영어만이라도 잘하면 밥벌어 먹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영어에 대한 사회적 가중치가 큰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왜 우리나라에서만 이러한 현상이 도드라졌는가이다. 흔히 영어는 세계화/국제화와 함께 세계어(Lingua Franca)로 기능하고, 영어를 잘하는 것은 세계 경제 질서에 편입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그래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잘해야한다는 이데올로기는 단지 우리나라에만 있지 않다. 특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제3세계 국가들의 인민들은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알게모르게 체득한다. 아메리카나이제이션이든 맥도날다이제이션이든 이것은 제3세계 공통의 문제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나라만 이렇게 영어에 맹목적인가?

일단은 역사적으로 살펴보자. 영어에 대한 로망은 단지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진행한 1970년대 혹은 세계화 담론이 유행하기 싲가한 1990대에만 있지 않았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은 서양의 문물이 처음 들어오기 시작한 때부터 있어왔다.(2008/10/23 - [More than diary] - 영어교육의 근대사에 대한 잡담) 그래고 새로운 문화가 들어올 때 함께한 언어에 대한 동경은 그리  새로운 점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영어에 대한 욕망의 근원이 오래되었으며 애당초 특별하다는 주장은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왜 이렇게 정상적인 영어에 대한 동기가 100여년 지나면서 증폭되고 과장되었는가를 계보학적으로 추적해야한다.

나에게는 적어도 근대화 시기 영국이나 미국이 아닌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점이 마음에 걸린다. 적어도 1980년대 반미운동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전까지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였다. 우리의 멘탈리티에서 반감의 대상은 일본이었지 적어도 서양은 아니였다. 다른 영국이나 미국등 서양의 지배를 받은 나라들이 민족적 정체성 회복을 위해서는 모국어를 부양하지만 영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경제적, 정치적 상황이라는 분열적 위치에 있지만, 우리나라는 적어도 영어에 대해서는 그런 트라우마가 없다. 굳이 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영어권 국가의 식민지 지배를 받아 영어를 잘하는 국가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심만 있을 뿐.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과 같이 영국의 지배를 받은 나라들에 있어서 탈식민주의적 영어론은 분열적인 영어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주된 관심이 되어왔다. 응구기와 아체베의 논쟁에서 보듯이, 그 큰틀은 민족적 정체성 확립에 있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영어의 수용과 배척으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수용의 입장에서보면 영어 사용의 문제는 단지 배척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닌 필수불가결의 사회적 구성요소이다. 그래서 이러한 탈식민주의적 영어론을 우리 사회에 적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영어권 국가의 식민지배를 받은 적도 없고, 영어가 사회의 필수적인 요소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의 탈식민지적 영어론을 위해서는 내적으로는 미국과의 확연한 동맹관계, 외적으로는 세계화/국제화라는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살펴보아야 할 듯 싶다.

그래서 난 다시 묻는다. 우리에게 탈식민주의가 던진 문제가 적용될만한가? 적용될만하다면 어떤 지점에서 인가? 만약 탈식민주의적 영어론을 구성한다면 영어의 의미를 어떻게 내릴 것인가? 마지막으로 그 시론적 의미를 영어론을 어떻게 구체화 시킬 것인가? 단지, 우리사회에서 영어 혹은 영어교육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보다 이제는 폭은 줄이고 깊이는 더해가는 논의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