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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불공정 계약


너는 알아야 한다. 예시카 데이비슨은 사업가의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제게 손해가 되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독하게 유리한 입장만을 고수한다. 이번에도 그렇다는 것을 너는 알아야 한다. 내가 껴안은 불행을, 나는 곱게 간직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그것에 온전히 기대고, 의지하고, 어쩌면 탓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불공정한 계약에, 너는 걸렸다.

 

'나는 널 배신하지 않아'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예시카 데이비슨이 사업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모르는 사이 걸려드는 함정이나 말 같은 것에 그녀는 약했다. 남을 너무 쉽게 믿는 그는 네 말에, 안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배신은 없다. 그것은 그 안에서 새로운 진리가 되었다. 


꼭 잡고있던 손을 놓는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네게 미소 짓는다. 본 적 없을, 제법 만족스럽고 따뜻한 미소다. 계속 이곳에 있을 순 없으니 슬슬 들어가자는 의미이다.

첫 번째 친구이자 무조건적인 내 편. 네가 그를 믿어주기로 한 만큼 그녀도 네게 의지해올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서 헤어지자.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거든. "팔 줘, 들어가자." 한마디 하곤 에스코트라도 받는 것처럼 네 팔에 제 손을 살포시 올린다. 기숙사까지 그리 먼 거리는 아니겠지. 짧게 이야기라도 하면서 걸을까, 아니. 그냥 말없이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오늘은 침묵이 무섭지 않은 날이라. 

복도로 걸음을 옮긴다. 옛 생각이나 잠깐 하며.



 

 

 

* 끝맺음...식으로 드리는 로그이니 편하게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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