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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과제- 마법의역사(2)

조용한 도서관, 폐관 시간이 거의 다 되었으니 조용하다. 남은 아이들은 파란 망토를 입은 익숙한 얼굴들이 대부분이나 그마저도 거의 떠나고 보이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한 탓에 그 분량을 채우려 도서관을 찾았다. 예시카 데이비슨은 공부만 바라본다. 고 할 정도로 성실하진 않았으나, 적어도 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적당한 노력을 쏟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모범생이라는 호칭들이 반갑기도 하였으니... 이 시간까지 남아있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예시카는 느릿하게 펜을 움직이며 교과서에 적힌 연도를 필기한다. 하지만 사실은 이게 필기인지 필사인지도 헷갈릴 만큼 기계적인 몸짓이며, 제가 무얼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는 어린아이의 눈이다.

 안타깝게도 예시카 데이비슨은 마법의 역사가 아닌 교과서체의, 글씨를 구사하는 달인이 될 것이다. 학술 학문에 흥미를 두지도 않았으면서 꾸역꾸역 앉아있기만 하니, 집중이 될 터도 없고.

 그런 그에게 잠이 찾아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정자에 가까웠던 글씨가 흐트러지고, 결국 펜은 책상을 구른다. 아마 글씨의 달인도 되지 못할 작정인가보다. 잠의 요정은 이곳에서도 샌드맨이라 불린다던가? 눈을 감자 책상에 쓰러진 데이비슨의 귓가에 모래 소리가 난다.

 

그 옆에선 모래시계가 굴러간다.

 

 

661자 /3학년-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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